220113 - 상담 여정&재택근무 너무 열심히 한 날

2022. 1. 13. 23:58일상기록

이것까지만 처리하고 꺼야겠다 하다가 밤 11시가 넘었다. 이럴 수가!
재택하면 세컨모니터도 없고 노트북 모니터도 작으니까 아무래도 속도가 좀 느려지는 면이 있긴 한데 그래도 다른 주변환경 신경 안 쓰고 부정적인 감정에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집중력은 더 좋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이건 좀 다른 얘긴데 늦게까지 컴퓨터 안 끄고 있어도 보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약간 업무와 비업무의 경계에 있는, 내 업무와 직접 연관된 건 아니지만 거시적으로는 업무에 도움이 되는 지금같은 제품아이디어 평가 등을 업무 끝나고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사내 상담을 일부러 재택날 점심시간에 맞춰 잡았었다. 아무리 제외시간을 뺀다 해도 여기는 업무 시간에 나가는 것 자체가 눈치 보이는 부서니까. 새삼 다른 동기들이랑 너무 비교되고.. 내가 이런 파트에 있다 보니 불필요하게 눈치를 보는 건가? 완전히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상담을 갔는데 이러저러한 안내절차상 누락으로 좀 헤매게 돼서 상담센터 사무실에서 메신저 로그인까지 하고ㅋㅋ엄... 후딱 하고 돌아가고 싶었는데 어쩌다 바로 옆 건물까지 가게 돼서... 그 가는 길이 너무 싫었다. 재택날 출근하는 느낌... 근무지에 가까워져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고 끝나고 또 바로 일해야 하니까 노트북까지 들고 와서 가방은 무겁고.. 뺑이쳐서 조금 화가 났다. 거기인 줄 미리 알았으면 상담을 다시 잡았을 거다. 그냥 상담 취소한다고 할까 싶었는데 일단 약속은 잡은 거니 어찌어찌 찾아가는데 건물에 들어가서도 가기가 번거로워서 점점 불쾌감은 더해졌다. 그리고 이렇게 시간이 소요되면 끝나고 돌아갈 때도 똑같이 시간이 더 소요될 텐데  제 시간에 메신저를 다시 켜지 않는다면 또 꼬투리를 잡히고 얼마나 또 멋대로 오해받을까 싶어서 좀 울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회사 때문에 상담받으러 가면서 회사 때문에 스트레스가 추가되다니.. 생각해 보니 왔다갔다하면서 진땀 뺐다는 사실보다 근무지와 가까이 있다는 사실과 복귀 시간이 늦어 오해받을 것에 대한 걱정이 그 상황을 불쾌하고 불안하고 화나게 만들었던 주 요인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상황이 발생한 원인이 안내 미흡이었기에 상담 선생님을 원망하는 마음도 조금 있었지만 이내 마음을 다스리고 시간이 얼마 안 남은 상담에 임하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그 곳은 앞으로 자주 갈 위치가 아니었기에 정식 상담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온 김에 ADHD 이야기도 좀 하고, 현재 먹는 ADHD  약에 대해 어떤 부분은 효과가 있는데 어떤 부분은 개선이 안 되는 것 같다, 그 부분도 약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있는지 아니면 행동 측면에서 액션을 해야 하는지 등을 현재 다니는 병원에서 상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가이드도 받았다. 나름 도움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출근 아닌 날이라 후드를 뒤집어쓴 채로 건물을 돌아다닐 때의 기분도 꽤 좋았다.

그리고 노트북 가지고 나온 김에 오후엔 카페를 가서 일했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카페를 찾아갔는데 인테리어도 메뉴도 마음에 들었다. 시그니처 커피가 땅콩 맛이 나는 아인슈패너st 커피였고 바나나누텔라 파이도 맛있었다. 데이터요청 등 일이 많았기도 하고, 곧 그만둔다고 생각하니 옮기기 전에 마무리짓고 싶은 일들도 많아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빡세게 일했다. 친구랑 중간중간 NFT얘기와 메타버스에서의 브랜딩 방향성에 대해 얘기도 했다. 오래 앉아 있어서 중간에 메뉴도 하나 더 시키면서 나가서 담배도 피우고 다시 일했다.

집에 와서 다시 노트북 켜서 새벽까지 아이디어평가를 비롯한 여러 일들을 하고 ㅎㅁㄴㅁ 러스티레이크 방송도 보고 하다 보니 아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