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920 - noche de vino solo
2021. 9. 21. 09:52ㆍ일상기록
여기가 내가 있던 자리라는 걸
돌아오고서 알았다
몇 번이고 숨을 크게 들이쉬고
다시 뱉는다 앞에 있는 네게 들키지 않게
시끄러운 것이 어울리는 날이라고들 하던가
제일 고요한 곳에서 가득 찬 달을 맞는 마음도 차마 더는 고요하지 못해
오디와 버찌가 가득 든 나무 상자를 들고
검은 가죽을 걸친 네가 오던 순간부터 나는 이전의 나일 수 없다
그리고 너는 사라지고, 사라지고
나는 자꾸만 눈코입 가득 너를 담고
너는 또 사라져 내게 계속 새로운 얼굴로 오고
너였나, 너일까, 아까 그 너인가
조금은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 그럼
혀 밑에 동그랗고 달콤한 칭찬을 굴려 줄 걸 알아
자 오래 기다렸어 이게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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