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일기 - 210705 - 싱크대&신발장 설치 완료, 필름 때문에 멘붕

2021. 7. 5. 23:47집 이야기

큰일났다. 그동안 필름을 잊고 있었다.
잊었다기보단 당장 급해 보이는 것들만 하다 보니 막연하게 이거 다 되면 해야지 했던 건데, 오늘 정식으로 필름을 예약하려다 보니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았다.

★★★★★필름은 무조건 도배 전에★★★★★
★★★★★필름 할 거면 먼저 하고 다음에 도배★★★★★

필름 위에 도배 얹으나 도배 위에 필름 얹으나 큰 차이 없겠지 생각했는데 시공자들한테 견적 문의하면서 상황 설명하고 뭐가 다른지 자세히 물어보니까 필름이 도배보다 접착력도 강하고 자르기도 까다로워서 도배를 먼저 한 데다 하면 도배지가 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제서야 아 하고 깨달았다. 도배지는 붙이다가 옆의 필름을 스쳐도 풀 묻은 곳을 닦아내면 되는데 필름은 자체적으로 접착력이 강하기 때문에 옆의 도배지를 스치면 참사가 일어날 수가 있는 것이었다. 도배와 라인이 만나는 부분을 맞춰서 자르기도 어렵고. 하... 처음에 문의한 업체에서 "시공이 까다롭고 실크 벽지면 그나마 몰라도 합지면 시공이 안 된다" 는 식으로 말하길래 다른 업체에 또 문의했는데 거기는 아예 안 한다고 했다. 필름은 경험치와 꼼꼼함에 따라 결과물이 엄청나게 달라지고 하자 사례도 많이 봤어서 잘 한다고 소문난 곳에다가만 문의한 건데도 그랬다. 하... 큰일난 것 같은데 어쩌지? 설마 도배를 다시 다 해야 되는 일이 생기지는 않겠지? 설마...... 갑자기 너무 큰 시련이 생겨서 오늘 싱크대랑 신발장 완성된 거 보고 신났던 마음이 다 가라앉았다.

아침부터(는 아니고 새벽 5시에 자느라 거의 낮이 다 돼서 갔지만) 현장 들락날락하며 싱크대 설치상황 확인하고 대리석 상판 기사분 오기 전에 공구단지 가서 빌트인 콘센트 후딱 사 오고 타공위치 정하고 인덕션 타공 사이즈도 전달했다. 별도 특이사항은 없는 것 같아서 근처 카페 가서 빙수 먹으면서 다른 일 하다가 5시쯤 다시 현장에 갔다. 설치는 거의 다 완료되었고 신발장 문짝이랑 싱크대 상부장 문짝, 후드 자바라 부분 가림막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신발장 하나가 현관 바닥 타일 라인이랑 평행하지 않고 약간 비스듬하게 돼 있었다. 시공자분에게 얘기했는데 그 현관 옆 공간 자체가 수평 수직이 안 맞는다고 했다. 보니까 진짜 그런 것이었다. x, y, z축이 모두 틀어져 있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양쪽의 뎁스 차이가 아래쪽이랑 위쪽이 달라서 타일 라인에 맞게 오른쪽을 앞으로 당기면 윗부분이 기둥보다 더 튀어나오는 것이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뭐... 바닥을 볼 때마다 타일과 평행하지 않은 부분이 거슬리겠지만 어쩔 수 없지 뭐... 생각보다 내가 수직 수평을 잘 보긴 하는데 이건 차이가 너무 심해서 거슬리지 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