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25 - 고요하고 차분한 크리스마스

2021. 12. 26. 19:55일상기록

10월 말쯤인가?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가 있었다.
솔-크리스마스 캐롤 만들기.
크리스마스는 연인과 보내는 날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우리나라가 유독 미친 연애(특히 이성애)중심국가라 그런지, 크리스마스의 본고장인 미국은 비교적 가족중심국가라 좀 덜해 보이긴 하는데 큰 차이는 없어 보이기도 하고, 아무튼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옆구리가 시리다느니, 여자친구/남자친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사람들을 지겹도록 본다. 어렸을 때만 그런 줄 알았는데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지금도 내 주변에만 없을 뿐이지 어딘가에서는 여전히 그런 시장이 크게 존재하고 있더라.

인간은 외로움을 느끼는 존재이고 누군가와 교류하고 싶은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욕망이지만, 연인이 있는 것을 기본상태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사람들로 하여금 연인을 "갖고 싶다"고 필요 이상의 수요를 재촉한 건 명백하지.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니즈로 인해 남자들과의 연애로 흘러 들어가는 여자들을 구하고 싶어서... 혼자 보내는 충만한 크리스마스에 대한 프로파간다를 퍼뜨리는 노래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ㅎㅎㅎ 가사를 조금씩 써 보고 있었는데 정작 내가 혼자 크리스마스를 보내 본 적이 없어서 좀더 생생하고 깊은 가사를 쓰기 위해 혼자 뜻깊은 크리스마스 보내기를 나부터 실행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거리두기와 인원제한 강화로 모임도 하나 취소됐겠다, 내가 굳이 약속을 도모하지 않는다면 가능한 플랜이었다. 결론적으로 성공은 했는데 좀더 섬세하게 그 시간 동안의 내 생각들을 기록할 필요가 있겠다. 마냥 즐겁게 시간만 보낸 감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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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감]
- MJ님의 아파트 이웃 모임. 1인가구 입장에서 현대사회의 아파트 공동체란 가능할까?

- 잘못 들어간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
ㅎㅁㄴㅁ 영화추천을 보고 검색한 건데 '라스트 홀리데이'를 보려다 착각해서 보게 되었다. 정신없는 와중에 틀었다가 점점 뭔가 이상함을 깨달았지만 이미 튼 거 끝까지 시청함.

한달살기 등이 진짜로 이웃주민으로서 관계맺고 삶의 영역 확장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
어딜 가든 그렇게 살고 싶다.
아이리스가 아만다의 집에 묵은 지 며칠 만에 정원 관리사, 조깅하며 지나가는 동네 주민, 동네 할아버지(실은 유명 작가)(<-이 클리셰 좀 구리지만) 등과 금세 인사하고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고 나아가 파티까지 개최하게 되는 모습이 너무 인상깊었다.
능력 있는 여자가 결국 애 둘 딸린 이혼남과 사랑에 빠져 출국을 미루는...설정도... 나름 개연성을 잘 빌드업했지만 그래도 구리네... 물론 2006년 영화긴 하지만 지금이라고 딱히 다른가?

아무튼 솔직하고 친화력 엄청나고 열정적인 아이리스의 모습을 인상 깊게 배워 간다.



[오늘 할 일]
홍보포스터 가안 보내기
폰 용량 정리하기
NFT 단톡방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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