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일기 - 210622 - 마루 시공! 그리고 앞으로

2021. 6. 22. 23:25집 이야기

오늘 현장을 봤어야 했어.
회사 일도 넘쳐나서 야근에 치이는 판에 연차는 꿈도 못 꿨다. 아침에 너무너무 몸을 일으키기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마루 단계에 내가 관여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거실에 타일을 깔고 방에 마루를 깔다 보니, 원래도 마루보다 타일이 두꺼워서 생기는 단차가 약간 있는데 심지어 나는 확장부 난방필름 때문에 타일 높이가 더 높아져서 방과의 높이 차이가 더 나게 된 것이다.
거실 중앙부분(원래 아파트가 바닥을 보면 거실 중앙이 아주 살짝 움푹 들어간다고는 한다) 보니까 타일 밑밥이 2cm는 되는 것 같던데. 그래서 거실과 방의 경계선을 평평하게 맞추는 데에 좀 품이 많이 들었다고 한다.

단차 맞추는 것도 걱정되고, 작은방 모서리 곰팡이 부분도 걱정되고 해서 이래저래 시공반장분과 중간중간 연락을 많이 했다. 그 쪽에서도 중간중간 문자가 많이 왔다. 타일 여기 기스가 나 있어요, 경계부분 약간 이가 나가 있어요... 등등의 말과 사진과 함께...
자기네 과실 아닌 거 미리 말해놔야 서로 오해가 없으니까. 그래도 사실 언제 생긴 건지 알 수는 없지만. 타일에서 그런 건지 마루에서 그런 건지 내가 그런 건지(?)
다행히 눈에 잘 띄는 정도는 아니어서 일단 알았다고 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일하는 내내 신경이 쓰였다.

오늘은 엄마가 처음으로 시공 상황을 한번 보러 오셨다. 엄마도 나도 바빠서 딱히 집 보여줄 시간도 없었다. 현장 감독 못하는 날엔 엄마가 봐 준다고 했었는데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집에도 계속 있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잠깐잠깐 들러서 보고 가야 하는 식이니까 오시라고 하기가 좀 그랬다. 꼭 있어야 하는 날엔 내가 연차를 쓰고, 아닌 날엔 그냥 전화로 문자로만 상황 확인하면서 진행하려고 했었다. 그래도 한번 오신다니 마침 오늘이 딱 좋은 날이긴 했다.

내가 곰팡이 때문에 너무 걱정하는 걸 엄마가 얘기했는지 시공자가 아주 걱정말라고 이 정도면 상태 나쁜 편은 아니고 통풍도 잘 되는 집이라 다른 집들에 비해 걱정하실 것 없다고 했다는 말을 전해 주셨다. 비싼 신축 아파트도 통풍 안 되고 환기 안 하면 다 생기는 게 곰팡이라면서 환기만 잘 해주면 된다고 했다. 그럼 다행이고.

마루까지 하니 굵직한 공정들이 어느 정도 해결된 느낌이다. 이제 남은 공정은 화장실 도기세팅, 필름, 탄성코트, 싱크대, 도배, 조명, 줄눈, 입주청소 이렇게 8단계이다. 아니 겁나 많잖아? 도배 빼고는 아직 확정된 날짜가 없는데... 지난 주부터는 당장 바로바로 닥친 공정들만 신경쓰고 당장 내 일들 처리하는 것도 바빠서 2~3주 뒤의 앞선 공정 플랜을 못 짰다. 이번 주 회사과제 제출까지는 야근도 매일 할 듯한데. 대공사급의 작업은 거의 됐다는 생각에 이쪽엔 조금 마음을 놓은 것도 있다. 이번 주에도 어떻게 잘 시간 쪼개 보면서 최대한 시공자 구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