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
220101 - ㅇ이와 촉촉한 피아노
A for Arden
2022. 1. 1. 23:59
만날 때마다 영혼이 충만해지는 친구가 있다는 건 참 행운이다. ㅇ이도 그런 얘기를 했다. 정작 친해질 기회가 많을 때는 별로 안 친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 이렇게 이어지게 된 게 참 신기하고 이렇게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는 게 기쁘다고. 참 고맙다.
음악, 감각, 삶에 대해 깊은 곳과 얕은 농담을 넘나들며 얘기할 수 있는 친구다. 이런 사람과 이야기를 할 때면 생각보다 내가 원래 깊은 곳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피아노 연주를 듣고 운 게 참 오랜만이었다.
작년 한 해는 당장 코 앞의 삶만 살아내느라 영혼이 바싹 야위어가는 것도 몰랐다. 이 감각 너무 소중하고, 이걸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도 소중하다.
이렇게 물 흐르듯 아무렇지 않은 새해 맞이는 처음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그 사실을 깨달으니 새삼 어색했다. 새해 첫 날이라는 게 크게 인식되지도 않고 평소처럼 무덤덤했다. 그런데 오랜만에 연락 와서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들, 새해 복을 기원해 주는 사람들, 언젠가의 나를 꺼내며 고마움을 표현해 주는 사람들 덕분에 이렇게 새해 첫 날은 의미가 있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