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

이사일기 - 210810 - 냉장고 가진 사람!

A for Arden 2021. 8. 13. 22:02

드디어 냉장고도 가진 사람이 됐다!
메인 주방용 비스포크 2도어는 아직이고, 바룸용 서브냉장고를 일요일에 친구들의 성화에 못 이겨 주문했는데 그게 오늘 도착했다.


문 앞에 배송해 두고 간 냉장고를 현관 안으로 뒤뚱뒤뚱 가지고 들어왔다. 박스를 위로 열어서 냉장고를 꺼낼 수는 없으니 옆면을 칼로 죽 잘라서 꺼냈고, 현관에서 거실까지 또 뒤뚱뒤뚱 냉장고를 움직였다. 내 키보다 작은 냉장고고 45kg밖에 안 된다고 해서 뭐야 가볍네ㅋ 하고 손으로 들어서 옮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부피와 45kg는 좀 무리였다. 시멘트 40kg포대를 들 때는 부피도 작고 양팔로 감싸안으면 코어를 다 쓸 수 있어서 그나마 못할 짓은 아니었는데 냉장고는..ㅋㅋㅋㅋㅋ 그냥 냉장고 안고 걸음마 시키듯이 한 발씩 움직여서 옮겼다ㅎㅎ 탱고 추는 것 같기도 하고.

이 냉장고의 존재는 사실 당근마켓 거래하려다 알게 됐다. 서브냉장고에 돈 많이 들이기 아까워서 중고를 알아보다가 딱 눈에 띄었고, 이것저것 정보를 물어보면서 구매하기 직전까지 갔다. 그런데 판매자가 참고용으로 올린 원 상품 링크가 잘못 돼서 사실 처음 알았던 정보보다 더 가격이 낮다는 것을 알게 돼서, 즉 정가와 중고판매가 차이가 그렇게 드라마틱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돼서 고민하다 결국 거래는 불발되었다. 게다가 판매자가 본인도 중고로 구매한 거라 최초 구매시기나 제조일자를 모른다고 해서 뭔가 찝찝하던 참이었다. 그 냉장고 자체는 크기든 색깔이든 전력소비량이든 너무 마음에 들었기에 고민하다 결국 동일 모델로 새 제품을 구매하게 됐다.

색깔이 아주 예쁜 초록색이고 전면이 유리코팅이라 아주 영롱하다. 바룸에 넣을 거지만 바룸이 아직 공사중이라 우선 거실에 뒀는데 너무너무 멋지고 마음에 든다. 나중에 에어비앤비라도 하게 되면 또 멋진 소품 겸 편의시설이 되겠지. 이제 전 동거인 친구네 냉장고에 임시보관하던 내 냉장식품들도 가져올 수 있고, 얼음도 얼려서 칵테일을 만들어 마실 수 있다. 마음도 편하고 아주 만족스러운 구매다. 인간답게 사는 삶에 한층 가까워졌다.

■ 또다른 주요 사건들
- 백신 접종 전날이라 삼겹살을 먹으려다가 비슷한 막창을 먹고 친구랑 얘기도 많이 하고 아주 행복
- 짐 가지러 친구 집에 갔다가 자고 가래서 놀다가 자매꽃 시작. 아주 자빱에 진심인 친구여. 사실 자매꽃이(그 당시 서리사막 개봉 전) 내가 제일 재미있어할 만한 소재라서 자빱을 본다면 자매꽃부터 시작할 줄 알았는데 어찌저찌 서리사막부터 보고 양잠시-우정리-토깽뎐-우정리2를 보느라 결국 자매꽃이 마지막이 됨. 한 번에 하나만 몰입하는 스타일이라 아마 우정리2가 끝나야 제대로 볼 수 있겠지만 일단 존잼의 기운이 느껴진다!